<영화 소개>
일본의 올드보이라는 만화를 원안으로 만든 한국의 영화이다. 감독은 박찬욱이며 주연은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이다. 장르는 스릴러 누아르이며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잔인함도 잔인함이지만 기본적으로 근친상간이라는 금기를 표현한 작품이기 때문에 상영 등급은 청불(청소년 관란불가) 등급을 받았다.
스토리는 주인공 오대수(최민식)가 어느 날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박철웅(오대수)이 운영하는 사설감금 시설에 갇혀 15년을 보내다 풀려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복수극이 주된 내용이다. 결국은 자신을 가둔 진짜 흑막인 이우진(유지태)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왜 15년간 가두어졌는지 그 이유를 알아가면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묘사와 절망감을 잘 표현하였다.
<작품 감상평>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는 기조로 인생을 사는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말 그대로 인생을 막사는 남자다. 딸에게 줄 선물인 천사날개를 등에 매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본다. 그날 오대수는 공중전화박스에서 의문의 남성의 등장과 함께 행방불명 되게 된다. 이때 천사날개는 하나의 복선이자 증거로써 활약하게 된다.
올드보이를 감상 한 사람들은 모두 15년간의 감금 생활에서 탈출 한 뒤의 장면들에서 명장면을 많이 찾는데 나는 오대수가 감금당하는 15년간의 감금생활에서 더 좋은 명장면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으로 오대수의 인생에서 느껴질 끝없는 고독과 슬픔을 미리 알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바로 제임스 앙소르(벨기에의 화가)의 '슬퍼하는 남자'라는 작품의 그림을 보며 점점 미쳐가는 오대수를 표현 한 장면이다.
이때 그림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될 것이다.' 오대수는 오랫동안 이 글귀를 대뇌 인다. 결국 오대수는 울게 될 것이다. 세상에 단절된 채로 고독하게 살아갈 운명이니 결국 웃는 얼굴로 울게 될 것이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면 '슬퍼하는 남자'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올드보이의 마지막 장면에서 오대수의 얼굴 표정과 매우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오대수는 혼자 울게 될 운명이었던 것을 이 장면에서 미리 알 수 있다.
그렇게 미쳐가던 오대수는 어느 날 TV에서 자신의 아내가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범인으로 자신이 지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절망감과 쇼크로 인하여 개미가 온통 자신을 기어 다니는 환영을 보게 되고 거울을 깨서 자살을 하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사람들이 와서 그를 살려놓는다. 다시 정신을 차린 오대수는 자신이 왜 이런 일을 당하는지 알기 위해서 일명 '악행 자서전'을 쓰게 된다. 처음에는 쓸 거리가 없어 보였지만 노트 몇 권을 채울 정도로 분량이 많아지는 것을 보며 씁쓸해한다.
그 이후 오대수는 쇠젓가락으로 벽을 파면서 탈옥을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그의 탈옥이 거의 준비되던 어느 날 15년간의 감금 생활에서 갑자기 풀려나게 된다. 마치 출구 없는 미로가 지어지고 나서 풀려나는 실험 쥐처럼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는 듯 풀려나게 되는 것이다.
오대수는 이후 횟집에서 미도(강혜정)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이우진(유지태)의 계획으로 심어둔 일종의 암시로 인하여 연인 관계가 된다. 오대수가 횟집에서 미도를 만날 때 어떤 의문이 전화를 받게 되는데 올드보이를 봤던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그 대사가 나오게 된다. "누구냐, 너"
오대수는 자신을 가두고 가족을 살해한 원수를 찾기 위해 지역의 모든 중국집의 군만두를 다 먹어본다. 15년간 먹은 군만두맛을 잊을 리가 없다. 결국은 사설 감금업체를 찾게 되고 중국집 배달원과 함께 건물을 올라가는 장면에서 주방장에게 부추 좀 적당히 넣으라 전하라고 한다. 배달원은 부추드립을 듣고 오대수가 감금업체 직원이라 생각하고 비밀층을 누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 영화를 보면 군만두가 엄청 당긴다. 군만두 한 접시에 이과두주 한 병 같이 마시면서 보면 뭔가 기분이 끝내준다.
어쨌든 이 엘리베이터씬의 다음 장면이 바로 이 영화 액션씬의 최고라 생각되는 사설 감금업체 직원(조폭)들과 오대수와의 싸움씬이다. 마치 옛날 횡스크롤 액션 게임처럼 장면이 진행되는데 정말 멋지다. 영화를 안 보더라도 이 장면은 꼭 봤으면 좋겠다. 남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후 오대수는 계속 추적을 거듭하고 결국 이우진과 대면하게 된다. 이우진이 오대수를 15년간 가두고 복수했던 것은 자신과 친누나의 근친상간을 오대수와 그 절친이 퍼뜨렸기 때문이다. 이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이우진의 친누나는 상상임신까지 하기에 이르렀으며 결국은 이우진의 눈앞에서 자살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이후의 내용을 보면 이우진의 진짜 복수는 단순히 오대수를 15년간 가두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정말 잔인하고도 처절한 복수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이우진의 복수가 너무 잔인해서 자신의 혀를 자르기도 하고 그렇게 죽이고 싶던 이우진 앞에서 당신의 개가 되겠다며 싹싹 빌게 되는 오대수를 볼 수 있다. 복수가 끝난 뒤 허탈해하며 우리는 다 알면서도 사랑했다. 당신도 그럴 수 있느냐고 물어보며 뒤돌아서는 이우진의 대사를 곱씹어보면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내리는 진정한 복수가 무엇인지 그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직접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누아르적인 분위기를 잘 풍기면서 중간중간 블랙코미디 같은 장면도 있으며 액션도 멋지도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고 처절한 감정들이 잘 느껴지는 한국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대사가 있다. '아무리 짐승 같은 놈이라도 살 권리는 있는 거 아니냐'는 대사다.
짐승 같은 놈인데 살 권리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짐승 같은 놈들은 거의 다 죽거나 장애를 안거나 불구가 된다. 주인공 오대수는 최면술사에게 기억을 지워달라고 했지만 감금당했을 때 봤던 그림인 '슬퍼하는 남자'처럼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미도의 품에서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슬퍼할 뿐이다. 오대수 또한 이우진 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어둡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진한 여운을 주는 '올드보이'에 대한 감상평을 써보았다. 주말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감상해 보면 참 좋을 것이다. 온 가족과 함께 보기에는 적절하지는 않다. 오대수의 비밀은 혼자서 엿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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