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전부터 한국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로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던 파이브가이즈라는 브랜드가 있다. 미국에서 천 개가 넘는 매장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셰이크쉑, 인 앤 아웃 버거와 함께 미국의 3대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로 그 명성이 높다. 매의 눈으로 웨이팅이 줄어들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때가 왔다. 바로 가보자.
주소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35 주류성빌딩 1층, 2층에 위치해 있으며 강남이니 자동차는 꿈도 꾸지말고 그냥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이 속 편하다. 신논현 7번 출구에서 약 200m 거리이니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에 위치도 괜찮은 편이다.
강남에 위치한 매장의 전경이다. 파이브가이즈 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창업자인 제리 머렐에는 총 4명의 아들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4명의 아들 중 2명은 이혼한 첫째 부인과 낳은 아들들이며 나머지 2명은 둘째 부인과 낳은 자식들이다. 이렇게 배다른 4명의 형제들이 아버지와 함께 다 같이 일한다고 해서 파이브가이즈 버거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아버지가 빠지고 늦둥이가 합세해서 다섯 아들이 운영한다고 한다.)
파이브가이즈 버거의 메뉴판이다. 기본 햄버거가 약 13,000원이고 베이컨 치즈버거가 약 17,000원이다. 참고로 세트메뉴가 아니라 단품메뉴이다. 높으신 분들, 지갑 두둑한 분들 많은 강남땅이라고 해도 비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래에 보면 모든 토핑이 무료라고 되어 있는데 거꾸로 이 가격에 토핑까지 유료면 그건 선 넘는 거 아닐까..
가게 입구에서 주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면 이 무료 땅콩을 먼저 보게 된다. 작은 종이봉투에 먹을 만큼만 퍼서 가져갈 수 있다. 햄버거를 주문하고 기다릴 때 땅콩을 조금씩 까서 먹어봤는데 아주 짭짤하고 맛있었다. 맥주가 저절로 생각나는 맛. 무료니까 상자째로 들고가서 매일 맥주랑 까먹으면 좋겠다며 지인과 농담 따먹기 했다. 참고로 버거는 인당 3개 까지만 주문 가능 하다고 한다.
주문을 위해 기다리다보면 오늘은 어디 감자를 썼는지도 나와있다. 이런 안내판은 지역의 대표 농산물을 알리고 농산물에 대한 활발한 소비가 일어나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기 많고 큰 기업의 좋은 영향력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파이브가이즈에서 과연 아무 감자나 갖다 썼겠어?' 하는 마음이 사람들의 무의식에 이미 깔려있는 것이다. 브랜딩의 힘.
매장 한쪽 테이블에 각종 소스들과 집기들이 마련되어 있다. 케첩이나 후추소금, 물티슈, 나무 포크, 나이프 등은 평범한 것들이지만 한국의 국민 케첩 오O기 케첩통처럼 보이는 저 빨간통은 놀랍게도 케첩이 아니라 식초이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감자튀김을 식초에 찍어서 먹는 분들도 있고 케첩과 식초, 후추를 섞어서 자신만의 비율로 소스를 만들어 먹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근처에 다른 손님들은 오O기가 아니라 하O즈 케첩이어서 아주 근본 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웨이팅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주문이라서 생각보다 오래 기다린 끝에 버거를 받아 보았다. 우리가 아는 맥O날드나 롯O리아 처럼 쟁반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냥 종이봉투에 싸서 준다. 나는 가장 비싼 베이컨 치즈 버거, 지인은 그냥 치즈 버거를 시켰다.
버거가 은박지에 포장되서 나오는 느낌은 꽤 멋지고 좋다. 다만 서로 다른 버거를 주문했을 때, 사진처럼 숫자 스티커로만 표시를 해 놓으니 뭐가 자기 메뉴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매직으로 대충이라도 써주면 좋겠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필자는 감자튀김을 많이 못먹는 관계로 가장 작은 리틀 사이즈로 주문했다. 그런데 이게 리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여기서의 리틀은 맥O날드 2인분과 맞먹는 양이다. 땅콩기름으로 튀겼다는 감자튀김의 맛은 훌륭했다. 함께 간 지인은 보통 감자튀김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땅콩의 고소함이 확실히 느껴졌다.
다만 케첩에 찍어 먹을 경우 그 케첩의 강력함으로 인해 땅콩의 고소함과 풍미가 가려져 보통 감자튀김과 똑같은 맛이 되고 소금후추에 살짝 찍어먹으면 땅콩 특유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평소 견과류나 땅콩을 많이 먹지 않는 사람들은 이 맛을 잘 모를 수도 있다.
신선한 호주산 소고기 100%의 패티를 자랑하는 파이브가이즈 버거를 맞이하는 순간이다. 사진에서 왼쪽이 베이컨 치즈버거이며 오른쪽이 그냥 치즈 버거이다. 토핑은 올 더 웨이 옵션으로 모든 토핑을 다 집어넣었다. 비쥬얼은 훌륭하다. 적당히 녹은 치즈에 신선하고 육즙 넘쳐 보이는 패티가 군침을 돌게 만든다. 문제는 맛이 비주얼을 따라 잡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마요네즈, 케쳡, 구운 양파, 구운 버섯, 스테이크 소스 등등 많은 토핑이 있고 치즈 맛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패티의 맛이 강하지 않아서 나는 불호에 가까웠다. 이것은 단순 햄버거 취향 차이지만 내 취향과 비슷한 버거 매니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패티에서 육향과 불향이 거의 없고 상당히 마일드하다.
셰이크쉑과 정확히 정반대의 맛을 지향하는 것 같고 맛으로 따지면 한국의 프랜차이즈 버거인 프O크 버거의 상위 호환 격이긴 하지만 크기와 비주얼에 비해서 폭발하는 헤비함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버거를 먹는 이유는 적당히 치즈맛이 나는 부드러운 이유식을 먹기 위함이 아니라 향과 맛, 식감으로 묵직한 한방을 날리는 패티와 치즈, 그리고 그들을 아주 살짝만 진정시키는 각종 토핑들의 조화 때문인데 파이브가이즈 버거는 이런 맛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파이브가이즈 중에 적어도 쓰리 가이가 비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고기맛을 없애버렸는데 유튜버들 후기를 보니 오히려 이런 맛을 엄청 맛있게 느끼는 사람도 있었기에 단순 취향 차이라고 본다. 참고로 함께 간 지인도 나와 비슷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셰이크. 나는 밀크셰이크에 베이컨이 들어간다고 해서 생소하고 신선한 마음에 주문해 보았다. 누군가는 중간중간 식감을 줘서 맛있다고는 했지만.. 나는 그냥 밀크셰이크는 그냥 밀크셰이크로써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을 표현하자면 어제 회식 때 먹은 탄 삼겹살이 이 사이에 껴 있다가 오늘 점심때 밀크 셰이크를 먹었는데 그 껴있던 삼겹살 조각이 빠져나와서 같이 씹히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솔티드 캐러멜이나 딸기, 피넛 버터 종류는 잘 어울렸는데 베이컨은 영 아니올시다. 밀크셰이크 자체는 아주 훌륭한데 베이컨을 넣을 경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마치며>
웨이팅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평일이라도 점심때 가면 여전히 엄청난 웨이팅이 있으며 기본 70팀 이상이 대기 중이다. 좀 한가한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매장 안이 생각보다 좁다. 2층에 가면 직원들이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 주니 버거를 받았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
나름 유튜버들이나 블로그 정보 등을 찾아보며 기다리고 기대했던 곳이라 실망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가격대도 생각보다 쎄니까 이 부분 참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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